이대로 살아도 괜찮다 생각하면 그냥 살아도 돼요.
그러나 다시 한 번 도약을 원한다면 방법은 통일밖에 없어요.
‣ 격변의 시대
올해 우리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서 분단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큰 변화를 목격하였다. 훗날 역사는 올해의 사건들을 대전환의 시작이라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남북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나는 장면이나 은둔의 북한 최고 지도자가 최초로 남한 땅을 밟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격과 흥분을 안겨주었다. 이제 드디어 길고 긴 휴전이 끝나고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올 수도 있겠구나, 막연하지만 언젠가는 통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과 기대를 가슴에 품게 되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걱정과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과는 이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닐까. 한 핏줄, 한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체제도 다르고 국민정서도 다르고 경제적 격차도 이렇게 큰데 어디까지 교류할 수 있을까, 괜히 우리가 손해 보는 게 아닐까.
이쯤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새삼 궁금해진다.
‣ 통일 전문가, 법륜스님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로 잘 알려진 유튜브 스타이자, 행복을 전파하고 다니는 행복전도사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평화운동가․통일운동가로도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을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매진해왔다.
지난 시기 한국 정부가 평화와 교류,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스님은 끊임없이 평화와 통일을 외쳐왔다. 1998년 북한에 대기근이 발생했을 때, 주변의 오해와 비난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을 멈추지 않았고 탈북자 지원에도 앞장서왔다. 또 화해와 평화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를 만나고 관계자들을 설득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과 시간의 산물이며, 직접적으로는 탈북민, 그리고 스님이 조직한 통일의병을 대상으로 나눈 대화의 기록이다.
‣ 통일은 업그레이드다
이 책에서 스님은 말한다. 통일 없이 대한민국의 업그레이드는 없다고.
우리나라는 분단 상태에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쭉 성장해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정책만 바꾸면, 기업만 잘하면, 이 시기만 지나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모방 압축성장은 이미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 경제는 장기침체에 들어와 있으며 사회와 개인 모두 전반적 무기력에 빠져있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이어진 안보불안과 전쟁위협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를 갈등과 공포로 몰아넣어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평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발전은커녕 내일의 안녕을 말할 수도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우리는 경험하였다.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얻고 답답하게 억눌러진 우리의 기상을 살리기 위한 선택지는 평화, 그리고 통일 밖에는 없다.
무턱대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외치는 게 아니다. 책에는 왜 통일이 우리의 길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북한과 어떻게 함께 가야 할지 정치․경제․국제관계․사회․역사․문화 측면에서 충실하게 설명돼 있다. 현재 국제관계에 대한 분석이나 다른 나라의 외교사례를 읽어보면 막연히 통일하면 손해 아냐, 라고 했던 생각이 얼마나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휴가를 맞아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이북 땅과 시베리아를 지나 파리까지 가는 상상을 해보라.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물류 중심지가 된 한반도를 상상해보라.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격돌하는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의 균형자 역할을 하는 한국을 상상해보라.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멀지만 갈 수 있는 길이고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미래가 불안한가? 대한민국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법륜스님이 들려주는 통일이야기다.
법륜法輪 스님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 운동가이자 제3세계를 지원하는 활동가이며 인류의 문명 전환을 실현해 가는 사상가, 깨어있는 수행자이다.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으로 한 수행공동체 ‘정토회’를 설립했다.
법륜 스님의 법문은 쉽고 명쾌하다. 언제나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깨달음과 수행을 이야기 한다. 법륜 스님의 말과 글은 빙 돌려 말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근본을 직시한다. 밖을 향해 있는 우리의 시선을 안으로 돌이킨다. 어렵고 난해한 경전 역시 법륜 스님을 만나면 스님의 지혜와 직관, 통찰의 힘으로 살아 숨 쉬는 가르침이 된다.
스님은 일반 대중들과 함께하는 ‘즉문즉설卽問卽說’과 ‘행복학교’를 통해 괴로움이 없는 삶(행복)을 안내하고 있다. 특히 즉문즉설은 한국에서 1,200회가 넘게 진행되었고, 유튜브 채널의 동영상 누적 조회 수는 17억 뷰에 달한다(2022년, 4월 기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외국인 대상 즉문즉설을 포함해서 수십만 명의 대중과 온라인 즉문즉설로 만나고 있다.
한편, 개인의 수행과 사회 참여가 결코 둘이 아니라는 사상을 기초로, 한반도 평화통일과 난민 지원, 국제구호활동, 종교간 화해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고, 2020년 제37회 니와노 평화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지금 이대로 좋다』 『인간 붓다』 『법륜 스님의 금강경 강의』가 있다. 이외에도 젊은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님의 주례사』 『법륜 스님의 행복』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현대인의 삶의 지침서 『인생수업』, 수행 지침서 『기도 : 내려놓기』, 교사들을 위한 『선생님의 마음공부』, 환경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는 『생명의 강』,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는 『스님, 왜 통일을 해야 하나요』 『새로운 100년』 등 50여 권이 있다.
http://www.jungto.org
들어가며
Ⅰ 왜 통일인가요
통일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왜 통일을 해야 하나요
청년들은 통일에 관심이 없어요
통일이 한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해 줄까요
정부와 시민들의 염원으로 만들어낸 베를린의 기적
북한의 무력시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Ⅱ 한반도의 미래는 통일에서부터
통일의 열쇠는 대한민국에 있다
아이들에게 통일을 어떻게 안내하면 될까요
통일을 풀어나가는 대한민국의 길
통일세를 걷으면 어떨까요
시민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통일의병이 무엇인가요
통일추진 정부를 만들어야 해요
Ⅲ 이제 통일의 마중물이 되어
국제사회에 인식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북한체제가 할 수 있는 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 평화협정
북한의 인도적 지원, 계속해야 하나요
북한에게 어디까지 양보해야 합니까
경제적∙인적 교류는 통일의 시작이다
북한에 보낸 물품이 군대로 간다고 합니다
탈북민이 통일에 기여하려면
Ⅳ 나를 넘어 통일로 가는 길
한국이 지상낙원인 줄 알았어요
북한 이탈주민이라는 편견이 싫어요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소개받은 일자리가 불만입니다
북한에 계신 어머니가 그리워요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요
옮겨 심은 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변절자라는 말을 들으면 너무 분해요
마음이 불안합니다
한국 젊은이들은 서산대사를 몰라요
부록‘좋은벗들’창립과 활동_남과 북이 이웃이 되는 행복한 세상
‘통일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는데, 이것은 단순히 돈이 많이 든다, 안 든다의 문제로 볼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자녀를 대학에 보내면 안 보내는 것보다 돈이 많이 들죠? 그런데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소비입니까, 아니면 투자입니까? 투자잖아요. 우리가 빚을 내서라도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길게 보면 그게 더 생산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판단을 해서 북한에 철도를 깔고 도로를 닦는 등 개발비용을 소비가 아닌 투자로 봐야 합니다. 우리도 과거에 개발을 할 때 외자를 유치해서라도 온갖 투자를 했잖아요. 그 투자가 지금 우리나라가 이룬 발전의 토대가 되었고요.………………………………………… 13쪽
분단 상태에서 미․중이 경쟁하면 한국은 미․일 동맹에 종속되고, 북한은 중․러 동맹에 종속되어 강국분쟁의 완충지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운명이 미․중 경쟁의 종속변수가 되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통일은 고사하고 분단 상태에서는 평화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통일한국은 미․중 어느 쪽에도 쏠리지 않고 양국경쟁의 완충지로서 자주외교를 할 수 있습니다.……………………………………………………………………………………………………… 14쪽
서독이 통일과정에서 동독 때문에 세금을 많이 냈다고 하지만 지금 통일독일의 경제가 유럽에서 차지하는 비중, EU 내에서의 영향력을 분단시절과 비교했을 때 통일은 이익일까요, 손해일까요? 또 중국이 대만이나 홍콩에 1국2체제를 당분간 용인하는 게 이익일까요, 대립을 극대화해서 서로 포격하고 싸우는 게 이익일까요? 이런 것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가는 게 좋은지 알 수 있습니다.…………………………… 15쪽
한국전쟁 당시에는 경제나 군사 면에서 북한이 남한보다 더 강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많은 위협을 느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군사력에 있어서나 경제력에 있어서나 정치적 안정성에 있어서나 남한이 더 우위에 있지요. 그렇다면 지금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가 아니라 ‘위험한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의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적 존재기 때문에 우리가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또 두려워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이 우리에게 단순히 위험한 존재이니까 그 위험성을 잘 관리하면 됩니다.………………………………………………………………………………46쪽
남한이 중심이 되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북한주민들이 스스로 남한과 합치자고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주민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남한이 중심이 되고도 통일이 가능하려면, 그것도 평화적 방식으로 가능하려면 북한 주민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남쪽으로 기울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북한이 남한과 합치자고 스스로 선택하면 평화적인 통일은 가능해요. ……………………………………51쪽
원․명 세력 교체기에 고려의 신진세력이 원에 치중된 기득권 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명나라와 손을 잡고, 득세하는 데 협조를 했기 때문에 조선 건국 후에 명나라와 갈등이 없었습니다. 이건 마치 분단 초기에는 북한이 남한보다 강했는데 미․소 경쟁에서 미국이 이기니까 거기에 줄을 선 우리가 큰 이익을 누린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성장한 데에는 미국의 덕이 컸지요. 만약 앞으로 미․중 경쟁에서 중국이 승리하고 미국이 가라앉는 상황이 온다면 친미국가인 우리가 쇠퇴하고 거꾸로 북한은 중국의 등에 업혀 크게 성장할지도 몰라요. 세력 교체기에는 이렇게 많은 변화의 가능성들이 열려 있습니다.………………………………… 62쪽
지금 우리는 중요한 기로에 있습니다. 여기서 남북이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미․중 세력교체기를 이용해 통일을 이룰 기회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국제정세 변화에 휩쓸려 한반도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어요.……………………………………………………………65쪽
한미동맹을 강화하되 그 성격을 약간 변화시켜야 합니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미국은 동맹으로서 이를 지원한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것이 한미동맹에서 관철돼야 해요. 대신 한반도 외의 지역에서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미국의 세계 전략에 우리가 적극 협조해야겠죠. 이것을 종속적 한미동맹에서 자주적 한미동맹으로의 전환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상당한 외교 역량이 필요합니다만, 통일에 관한 철학과 관점이 분명한 지도자가 있으면 이렇게 해나갈 수 있습니다. ………………………………………………………………………………………………………… 67쪽
북한에 무슨 변고가 났을 때 국제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에 의해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라는 명목으로 법과 관계없이 힘으로 밀고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국제법상 간섭할 근거가 없고, 그냥 밀고 들어가서 간섭할 힘도 없어요. 그래서 북한에 급변사태가 생겼을 때 우리가 개입하려면 법적 근거를 꼭 마련해 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이 ‘국가연합’이라는 형식을 취해 놓으면 됩니다. 그러면 북한을 제일 먼저 관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우리에게 주어지게 돼요 ………………………………… 103쪽
남한의 경제 규모가 북한의 약 45배 정도니까 분단 직후 북한이 남한보다 우위였던 정도와는 비교가 안 되죠. 역전을 넘어서서 압도를 하는 상황입니다. 통일문제에 있어 우리가 이제 공세적 입장을 취해도 되는데 일부에서는 아직도 공산주의 체제에 점령당할까 두려워하는 습관,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식이 남아 있습니다. …………………………………………… 125쪽